
“저는 쓸모없는 사람입니다.”
로스앤젤레스 윌셔대로의 9층 건물 난간에 몸을 기댄 21세 청년이 외쳤다. “뛰어내릴 겁니다!”
1981년 1월 19일. 월셔대로는 순식간에 긴장감에 휩싸였다. 한 남성이 9층 건물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린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던 것. 그는 “베트콩이 나를 잡으러 온다!”고 외치며 몇 시간 동안이나 난간에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난간에 매달린 남자는 마치 꿈을 꾸듯 자신의 눈을 의심한다. 옆 창가에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가 나타난 것이다.
“정말 당신이군요!” 남자가 믿기 힘들다는 듯 말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 알리는 난간에 매달려 있는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했다. 이 남자는 복무를 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어렸지만, 베트남 전쟁이 얼마나 인간의 내면을 뒤틀어 놓았는지 알았다.
알리는 다른 용건으로 근처에 들렀다가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전해 들었다. 그리고 즉시 자신의 차 롤스로이스를 몰고 윌셔대로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알리는 그의 이름을 외치는 구경꾼들을 무시하고 남자의 옆으로 가기 위해 건물로 들어갔다. 경찰은 남자에게 총이 있을 수 있다며 극구 말렸지만, 알리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제가 나갈게요.” 알리가 외쳤다. “쏘지 마세요!”
“안 쏴요.” 남자가 말했다. “총도 없는걸요.”

이어, 알리는 남자를 난간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진심 어린 노력을 시작했다. “전 당신의 형제입니다.” 알리가 외쳤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 전 당신을 돕고 싶어요.”
남자는 알리에게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왜 제 걱정을 하는 거죠?” 남자가 알리에게 외쳤다. “전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에요!”
그러나 과거 헤비급 세계 챔피언 알리는 남자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 답했다.

알리와 남자는 20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알리의 등장도 충분치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알리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는 남자에게 비상계단 문을 열라고 설득했고, 남자를 안은 후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알리는 이후 남자를 소텔 VA 병원으로 데려다주며, 필요한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알리는 39세 생일을 맞이했었고, 래리 홈스(Larry Holmes)와의 경기에서 최악의 패배를 경험한 지 석 달이 지났을 때였다. 하지만 윌셔대로 9층 난간에서의 그 순간은 알리의 경기보다 그의 따뜻한 마음을 더 잘 보여주었다.

“저는 남자가 학교에도 가고, 직장도 구할 수 있게 도와줄 거고, 옷가지도 좀 사 줄 생각입니다.” 알리가 이후 기자에게 말했다. “남자와 같이 집으로 가서 그의 부모님도 만나 뵐 겁니다. 그들이 남자에게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자와 같이 집으로 가려는 겁니다. 그와 함께 길을 걸을 거고, 그러면 그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겠죠.”
실제로 알리는 그 후 몇 년 동안 남자에게 2,000달러 상당의 옷가지를 사주고, 남자의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는 언론의 관심을 받지 않으면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종종 손길을 내밀곤 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알리가 그 남자에게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ㄱ날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말했듯이 말이다. “확실합니다. 알리는 그 남자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Hating people because of their color is wrong. And it doesn't matter which color does the hating. It's just plain wrong.
아래에서 당시 현장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