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가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역사상 가장 심하게 남용되고 있는 막장 드라마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고, 그것은 드라마와 달랐다.

테리 아푸도(Terry Apudo)라는 한 여성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기로 한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객들은 모두 큰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납치된 후,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도로가에 죽도록 내버려졌다.

Terry Apudo

교회 목회자 테리와 해리(Harry)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었다. 수많은 가족과 교회 신도들이 아름다운 두 사람의 시작을 지켜볼 준비를 하고 있었고, 테리는 웨딩드레스를 입을 생각에 잔뜩 들떠있었다.

결혼식 전 날 밤, 테리는 결혼식 날 해리에게 필요할 옷가지와 넥타이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는 아침에 해리의 물건을 가져와 줄 친구에게 연락을 해두었다. 두 여성은 함께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고, 그곳에서 테리는 해리의 옷가지를 친구에게 건네주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hutterstock

인생에서 가장 신나는 날을 준비하기 위해 집으로 걸어오던 중, 테리는 차의 보닛 위에 앉아 있던 한 남자를 지나쳤다. 그는 재빠르게 뒤로 다가가 그녀를 잡아챘고 다른 두 남자가 기다리고 있던 차 뒷좌석으로 그녀를 밀어 넣었다.

“제 입속에 천 같은 걸 쑤셔 넣었어요. 저는 발로 차고, 공격하고, 소리를 지르려 했죠. 마침내 재갈을 풀고 소리를 질렀어요. ‘오늘 내 결혼식 날이란 말이야!’ 그때 처음으로 주먹을 맞았죠. 한 남자가 ‘얌전히 있지 않으면 죽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남자들은 번갈아 가며 그녀를 성폭행했다.

“죽게될 것이라 확신했어요.” 테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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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살기 위해 맞서 싸웠다. 기회가 생길 때 남자들을 깨물었고 그 대가로 두들겨 맞았다. 납치된 지 6시간이 지난 후, 그녀는 차에서 던져졌고 죽도록 버려졌다.

“한 아이가 제가 차에서 던져지는 것을 봤고 할머니를 불렀어요. 사람들이 달려왔죠. 경찰이 와서 맥박을 확인하려 했지만, 아무도 하지 못했죠. 제가 죽었다고 생각하곤 담요로 감싸 영안실로 데려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영안실로 가던 중 테리는 의식을 회복했다. 그녀는 자신을 덮고 있던 담요 때문에 숨을 쉴 수 없었고 기침을 했다. 그녀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놀란 경찰은 그녀를 ‘케냐에서 가장 큰 국립병원’으로 데려갔다.

Terry Apudo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테리는 충격에 빠져 떨면서 알아듣기 힘든 말을 쏟아냈다.

“저는 반쯤 발가벗은 상태였고 온통 피투성이였어요. 주먹에 맞아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고요.”

하지만 병원의 한 간호사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그 여성이 결혼을 앞둔 신부라 생각했다. 그들은 근처 교회에 전화를 돌려 신부가 사라지지 않았는지 물었다. 놀랍게도, 그들이 처음으로 전화한 곳이 바로 오전 10시에 테리와 해리가 식을 올리기로 했던 나이로비의 올세인트 성당이었다.

그녀의 가족은 연락을 받은 후 곧장 병원으로 달려왔고, 실종된 신부를 찾게 되어 기뻤던 해리의 손에는 테리의 웨딩드레스가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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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테리의 상처를 살펴보았고, 그중 칼에 찔린 상처는 자궁 내로 너무 깊이 들어가 평생 아이를 갖지 못할 것이란 판정을 내렸다.

그 절망적인 소식과 그날의 충격이 있은 후, 테리는 사후 피임약을 먹었고 HIV 바이러스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을 위해 약을 처방받았다.

“제 마음은 닫혔습니다. 저는 그날의 일을 받아들이길 거부했습니다.”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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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리는 여전히 저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죠. 그는 저를 보살피고 싶고, 지켜주고, 그의 집에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죠. 사실상 제 머릿속엔 세 남자의 얼굴 그리고 그날 일어났던 모든 일로 꽉 차 있었기 때문에 좋다, 싫다고 할 입장도 아니었답니다.”

이후 몇 주, 몇 달 동안, 테리는 그 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질책을 받았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혹한 행위의 피해자가 집을 나섰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하지만 해리와 가족은 그녀의 편이었고, 두 사람은 두 번째로 결혼식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사건이 있은 지 3개월 후, 테리는 HIV 음성 판정을 받았고, 그것은 이제 사건으로부터 벗어나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였다.

2005년 7월, 두 사람의 첫 결혼식 날이자 사건이 일어났던 날로부터 7개월이 지난 후, 테리와 해리는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Terry Gobanga

그리고 29 , 상상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어느 날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해리는 화로에 불을 피워 침실로 가지고 들어왔다. 그리고 방이 충분히 따뜻해지자 잠자리에 들기 전 화로를 치웠다. 하지만 침대에 눕기 직전 해리는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부부는 추위로 인해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저는 이불을 하나 더 가지고 오자고 했어요. 하지만 해리는 힘이 없다며 못 가지고 오겠다고 했죠. 이상하게 저도 일어나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저희는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는 정신을 잃었죠. 저도 그랬고요. 의식이 돌아오던 게 기억납니다. 해리를 불렀어요. 그는 몇 번은 대답을 했고 몇 번은 하지 않았죠. 저는 침대에서 몸을 끌어내리고 구토를 했습니다. 그러니 힘이 조금 나더군요. 전화기 앞까지 기어갔습니다. 이웃에게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했죠; ‘뭔가 이상해요. 해리가 대답을 안 해요.’”

이웃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몰고 왔을 때 테리의 의식은 왔다 갔다 했다. 그들은 부부를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안타깝게도 그곳에서 해리는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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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을 치르려고 교회로 돌아가는 것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바로 한 달 전 그곳에서 저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해리는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은 채 제 앞에 서 있었죠. 이번에 저는 검은 옷차림이었고 해리는 관에 누운 채 운반되었습니다.”

화로는 부부의 침실을 일산화탄소로 가득 채웠고 해리는 결국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음에 이르렀다.

테리는 해리가 세상을 떠난 후 며칠, 몇 개월 동안 신을 크게 원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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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발코니에 앉아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하나님, 어떻게 새들은 돌봐주시면서 저는 돌봐주지 않는 거죠?’ 그 순간 저는 커튼을 닫고 절망에 빠져 지내는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습니다. 아무도 그 24시간을 돌려주지 않죠. 미처 깨닫기도 전에 1주일, 한 달, 1년이 헛되이 지나갔습니다. 힘든 현실이었죠.”

테리는 해리를 잃고 견디기 힘든 나날을 보낸 후 다시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 맹세했다. 하지만 비탄에 빠졌던 그녀의 마음을 치유해주기 위해 신이 보내준 남자가 있었다. 바로 토니 고방가(Tony Gobanga)였다.

“그는 제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고, 좋았던 시절에 대해 생각하도록 저를 북돋아줬어요. 한 번은 그가 3일 동안 제게 연락을 하지 않아서 저는 엄청 화가 났어요. 그때 제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얼마 지나지 않아 토니는 테리에게 프로포즈 했다. 하지만 테리는 자신이 안고 있는 아픔과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토니가 그녀의 모든 면을 사랑해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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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는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런 의구심들을 눌려버렸다:

“아이란 신이 주는 선물이에요.” 그가 말했다. “우리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제게 당신을 사랑할 시간이 더 많이 주어지는 거겠죠.”

해리와의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리고 3년이 지난 후, 테리는 토니도 죽게 두지 말아 달라고 신에게 기도하며 두려운 마음을 안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으로 다시금 교회 제단에 섰다.

결혼 1년 후, 테리는 몸이 아팠다. 놀랍게도,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 임신으로 생기는 증상이었다. 그녀는 의사들이 절대 가질 수 없을 것이라 말했던 아기를 가진 것이다!

조심스러운 임신 기간이 지난 후, 테리는 딸 테힐(Tehille)을 낳았다. 그리고 4년 후, 또 한 명의 딸 토우다(Towdah)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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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테리는 Crawling Out of Darkness(어둠 속에서 기어 나오다)라는 책을 출간했고 그녀의 경험이 성피해자들로 하여금 그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길 바란다. 그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으며, 신은 지금 그들이 느끼는 우울감과 수치심보다 더 큰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저는 저를 괴롭힌 자들을 용서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을 사람들 때문에 속상해함으로써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제 신념 또한 용서하고, 악을 악이 아닌 선으로 갚도록 장려했습니다.”

테리는 그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삶이 멈추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신이 우리를 위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은총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은 우리의 과제이다. “그래야만 한다면 기어서라도 가세요.”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앞으로만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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