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나(Savannah Phillips)는 경험 많은 여행가로, 지난 3주간 많은 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냈다. 그런데 하루는 기내에서 속이 뒤틀리는, 잊기 힘든 한 사람을 마주쳤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수만 피트 상공에 있었기에, 그 증오감의 시간을 그저 견뎌야만 했다. 그러나 한 낯선 이의 등장으로 모든 게 바뀌기 시작했다.
시카고에 태풍이 몰아칠 때였다.

사바나의 항공편 일정은 태풍으로 인해 당겨졌다. 그래서 그녀에겐 좌석 선택권이 없었다. 평소 사바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될 수 있으면 옆에 사람이 없는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저는 비행기에서 제일 큰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일 작은 사람도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은 다른 사람이 제 옆에 앉아야 한다는 이유로 불편을 느끼는 거죠.” 사바나가 말했다.

그녀의 좌석은 게이트 앞에 가서야 확정됐다. 자신이 코미디언이라고 하는 한 나이 든 신사 옆에 자리를 배정받았다.
6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신사는 밝은 노란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처음에는 악의가 없어 보였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는 그녀가 자리로 들어가 앉을 수 있도록 비켜주었고, 두 사람은 안전벨트를 맸다.
승무원이 기내 안전방송을 이어가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그 낯선 남자는 거대한 폰트로 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더니 화면 밝기를 최대로 올린 후 누군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었다. 그것은 사바나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 놓았다. 그녀는 휴대폰과 고작 30C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화면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냄새나는 뚱땡이’ 옆에 앉아 있다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더군요.” 사바나는 크게 충격을 받고 좌절했다. 그녀에 대한 이 남자의 악의적인 말에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출산 후에도 임신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엄마로서, 그런 부정적인 생각은 매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고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부적절했다.

“저도 모르게 얼굴에는 뜨겁고 짭짤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조용히 앉아 울면서, 이 남자가 잡담을 나누려 시도하지 않길 바랐어요. 제가 어떻게 반응할지 저 스스로도 알 수 없었고, 비행기에서 쫓겨나기도 싫었거든요. 정말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때 조종사가 이륙이 30분 정도 지연된다고 말하더군요. 굉장했죠. 이 불쾌한 남자 옆에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이 더 늘어났으니까요.”
그녀는 얼굴에서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기내 창문 쪽 벽으로 몸을 바짝 기댔다. 그때, 뒤 쪽에 앉은 누군가가 그 남자의 어깨를 톡톡 치더니 지금 바로 자리를 바꾸자고 거침없이 말했다.

사바나 옆자리의 남자는 그 남자에게 왜 자리를 바꾸고 싶은지 물었고, 그 낯선 남자는 화려한 단어도 섞어가며 “그쪽이 이 여자분에 대해 쓰고 있는 문자를 제가 참을 수가 없네요.”라고 분명히 말했다.
뒷자리에 앉아 있던 그 낯선 이는 자리를 박차고 복도로 나와 사바나 옆자리에 앉았다. 사바나는 그에게 자신도 사실 그 문자 메시지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가 저에게 말하더군요. ‘저 남자가 당신의 마음을 헤집게 두지 말라고요.’ 그리고 괜찮다고 용기를 줬어요. 그는 우연히 그 남자의 문자 메시지를 보게 되었는데 너무 화가 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승무원을 불러 세워 자신의 계획을 얘기해줬다고 합니다.”

사바나는 수없이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 그의 행동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말했다. 승무원들은 그에게 무료 음료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며 그가 “영웅”이라고 말했다.
사바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내슈빌의 Whiskey Row에서 일하는 체이스(Chase)라는 남자를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적었다. 그녀는 체이스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그리고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사바나는 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당시 체이스가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던 것이 자신에게 축복이었다며 그와 같은 사람이 우리에게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그 나이든 문제의 신사는 몇몇 언론사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이 공개됐다.